출처 :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2070310120737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5월31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국내 주요 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기업 22개사들이 모여 흥미로운 테스트를 진행했다. 점점 고갈되고 있는 인터넷프로토콜(IP)을 확장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테스트에서 민·관은 현재 쓰이는 'IPv4' 주소 체계에서 차세대 'IPv6'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정보의 바다'라고 일컬어지는 인터넷의 바닷물이 마르고 있다. 인터넷의 근간인 IP가 점점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Pv6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관계자는 3일 "오늘 내일 하던 IP가 스마트 기기의 폭증으로 빠르게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스마트 기기가 증가할수록 IP의 이용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P는 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하는 일종의 '번지'다. 인터넷 도메인마다 고유 IP를 가지고 있다. PC와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할 때도 통신사를 통해 기기마다 개별 IP가 부여된다.

즉 현재 쓰이고 있는 IPv4 방식으로 생성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는 약 43억개인데 이게 동 나고 있는 상황이다. PC에서 '네트워크 환경'을 열어 'TCP/IPv4 속성'을 보면

'210.118.110.241' 같은 12자리의 숫자가 나오는데 이게 바로 IPv4 방식의 IP다.

세계적으로 IP는 지난해 2월 이미 신규 할당이 끝난 상황이다. IP를 분배하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는 지난해 2월 "새로 나눠줄 IP가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한국이 IP를 받아다 쓰는 ICANN 산하 아태지역 네트워크 정보센터(APNIC)가 보유한 IP가 5개 대륙 정보센터 중 가장 먼저 바닥 났다"며 "KISA가 예비로 보유해 둔 것으로 그나마 '연명'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IPv4의 대안으로 떠오른 IPv6 체계는 '2001:0230:abcd:ffff:0000:0000:ffff:1111'처럼 2의 128제곱으로 약 1조개의 IP를 새로 만들 수 있다. 사실상 무한대로 IP를 생성할 수 있는 것.

그러나 IPv6를 바로 적용할 수 없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IPv4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KT(030200) 등 기간통신사업자는 물론 네이버 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IPv6 체계에 맞도록 최적화해야 한다.

IPv6에 최적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업계 자발적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티브로드, 판도라TV 등도 IPv6 도입해 초고속 인터넷 및 동영상 서비스를 차질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사물통신(M2M)의 활성화로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제품에도 IP가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IP가 더 많이 쓰일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IPv6 체계로의 전환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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