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정지궤도 복합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은 동경 128.2도 적도 상공 약 36,000km 고도에서 기상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지궤도 위성은 아리랑 위성과 같은 저궤도 위성에 비해 그 고도가 40~50배 이상 높으며 동시에 정확한 위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후 정상운영 위치에 진입하기까지 발사 후 최대 약 2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위성은 발사 후 먼저 근지점(250km), 원지점(35,943km)의 타원궤도인 전이궤도(Transfer Orbit)에 들어간 이후 3차례의 액체원지점엔진(LAE : Liquid Apogee Engine)분사를 통해 정지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발사후 정상궤도 진입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일반적으로 LEOP(Launch and Early Operation Phase)라고 한다.
정규위치에 진입한 이후 위성은 7년간 임무수행 가능여부를 판가름할 6개월 이상의 궤도상 시험(In-Orbit Test; IOT)을 거쳐야 한다. 지상에서 완벽하게 준비된 각종 시스템들이 LEOP를 거치면서 이상이 생기진 않았는지, 모든 부분별 기능시험 및 통신, 해양, 기상탑재체들의 성능이 점검되어야 한다. 이 시험들은 국가기상위성센터, 해양위성센터, 전자통신연구원 그리고 항공우주연구원에 설치된 임무별 지상국 시설에 의해 수행될 것이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우리나라 최초 기상위성 관측 임무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기상위성의 가장 큰 특징은 주야간의 구분 없는 연속적인 관측이며, 그를 위해 기상관측센서는 1개의 가시광선 영역의 관측채널과 함께 4개의 적외선 영역의 관측채널을 가지고 있다. 적외선 채널은 태양빛이 없는 야간에도 구름, 지면, 해수면 등에서 자체의 온도에 의해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를 관측할 수 있다. 위성의 고도와 공간해상도(적외선 4km)를 고려하면 100미터 전방에 있는 물체의 표면온도를 새끼손가락 손톱크기 단위마다 1℃ 이내의 오차로 측정하는 성능이라고 비교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정밀 관측을 위해서는 센서의 청정도 유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IOT 기간의 약 25%에 달하는 한달 반 동안 혹시나 발사과정에서 생겼을지도 모를 오염물질들의 제거 절차만을 수행한다.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어도 한동안 기상센서의 정상 관측시험은 이루어지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관측된 영상을 지표면상의 위·경도에 정확히 대응시키는 조정이 필요하다. 관측위성들은 그 높은 고도로 인해 궤도상에서의 미세한 진동만으로도 관측되는 영상의 지상위치는 원하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게 된다. 가령 위성체 혹은 관측센서가 0.1도 정도만 틀어져도 지상에서는 관측된 구름의 위치가 60km 이상 어긋나게 된다. 이는 서울 4대문 상공에 떠 있는 소나기 구름을 평택이나 개성 또는 서해안 상공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의 오차이다. 이러한 오차의 보정을 위해 두세달 가량의 검증과 수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TV뉴스 일기예보에서 무심코 보는 위성관측 구름영상은 외국의 기상위성 운영기관에서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 위성의 영상은 당연히 국가기상위성센터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에서 처리되어 제공될 것이다. 1970년 기상청이 처음으로 미국의 ESSA위성 자료를 수신한 이후 40년 만에 기상위성 관측에 있어서 독립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독자 기상위성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집중호우나 태풍과 같은 위험기상 발생시 우리의 필요에 따라 한반도나 동아시아 지역을 더 자주 관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30분마다 수신하는 일본 기상위성 관측자료만으로는 한 시간 이내에 발생해서 비를 뿌리고 사라지는 여름철의 소나기를 효과적으로 실시간 탐지하는 것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기상위성은 이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관측주기로 영상자료를 제공할 것이므로 기상재해에 대한 예보나 방재대응이 더 신속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통신해양기상위성 발사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기상예보를 통한 실생활에서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개발과정을 통해서 관련된 우주개발 분야의 다양한 기초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론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위성자료를 활용한 기상학 및 기후학 분야 연구 기반을 강화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이는 기상관측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 정지궤도위성의 해양관측자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기대할 수 있는 사항이다. 한 국가의 지구과학 발전은 독자적인 관측자료의 확보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통신해양기상위성을 통해 미래를 위한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수준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조금도 과한 욕심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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